한 때는 대학생활의 낭만을 판타지처럼 보여주는 시트콤이 인기를 끌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학은 더이상 낭만의 캠퍼스는 아닌 것이 현실.
취업 일선으로 나가기 위해 거쳐야 할 치열한 전쟁터가 되어버렸죠.
그러한 가운데서도 하고싶은 것, 재미있는 것을 왜 감추며 살아야하느냐 반문하는 청년이 있습니다.
오늘은 조금 가볍게, 이시대의 청춘의 단상을 그린 독립영화 <족구왕>을 소개합니다.

삭막한 현실 속 꿈을 잃지 않는 청춘 스토리
이야기는 간단합니다.
2년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설렘 가득한 마음으로 학교로 돌아온 홍만섭.
그러나 그를 반겨주는 것은 2년동안 밀려버린 학자금 대출이자와 낯선 동아리방, 독서실 처럼 숨막히는 기숙사, 그리고 사라져버린 족구장입니다.
만섭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 창호와 복도에서 우유팩 차기를 하며 족구장이 사라진 것에 한탄하지만, 지나가는 여학생들은 스펙을 쌓아도 모자랄 이 시간에 팩차기나 하고 앉아있는 저 복학생들이 한심하기만 하죠. 거기다 영어회화 시간에 만난 학교 퀸가 안나는 족구장이 잘 사라졌다며, 족구하는 복학생들을 두고 더럽다고 흠을 잡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 만섭은 굴하지 않습니다.
건설적인 이야기가 오가는 총장과의 대화에서 학교에 족구장 재건을 당당하게 요구하고,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이자 안나의 남자친구 강민과 족구 한판승을 거두며, 캠퍼스에 그야말로 족구 붐을 일으키게 됩니다.
영화 속 대사에서도 언급되지만 족구는 참 애매한 종목입니다.
축구처럼 발을 이용한 스포츠 이지만, 코트는 배구나 테니스 같기도 하고.
정식 종목으로 채택 되지도, 그럴듯한 프로 리그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심지어 초 중 고 체육시간에 배운적도 없죠. 그저 아저씨 냄새가 나는 올드한 운동에 불과합니다.
이 영화가 다른 종목도 아닌 비주류 스포츠인 족구를 선택한 것은
꿈이 무엇이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건 간에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최고인
지금 시대의 청춘들의 모습에서 조금 벗어나있는 주인공 만섭을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남들이 싫어한다고 자기가 좋하는 걸 숨기고 사는 것도 바보같다고 생각해요"
라는 만섭의 이야기는 '청춘'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져버린 이시대의 청춘들에게 보내는 씁쓸한 위로가 아닌가 합니다.

비주류의 삶을 살고 있는 인물을 따라가는 B급 정서
누군가의 눈에는 '참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는 만섭이라는 인물과 족구라는 동네스포츠가 만나면서 영화는 유쾌한 B급 정서를 보여줍니다.
타이틀부터 조악하지만 유머러스한 CG와 대학생활의 단면을 보여주는 정형화된 캐릭터들. 아무 영양가 없는 족구에 매달리는 학생들의 모습들이 서로 부딪히며 조금은 유치하지만 깨알같은 코미디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특히, 중문과라고 해서 쿵푸를 하며 족구를 한다거나, 매우 계산적이지만 단순한 정답을 내리는 수학과의 족구, 또 학교에 족구 열풍이 부는 것을 표현한 몽타쥬 장면은 재기발랄한 재미를 주기도 합니다.

대다수 독립영화들이 시의성을 고려하거나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내느라 필요 이상으로 무겁고 진중한 경향을 띄곤 합니다.
<족구왕>은 동시대 청춘들의 단상을 '족구'라는 스포츠의 판타지를 빌어 꽤 유쾌하고 가볍게 풀어내어 독립영화에 대한 이미지를 가볍게 날려버린 영화가 아닌가 합니다.
지금까지 시네스쿨의 추천영화 제 8탄, <족구왕>이었습니다.
* 이 포스팅은
tcast 독한녀석들 23화 <족구왕>을 참고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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