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이창동 감독을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오르게 한 영화이자
배우 문소리씨가 강수연 배우 이후 세계 3대 영화제 수상의 영광을 안게된 영화,
<오아시스>입니다.

2002년에 제작된 이 영화는 막 출소한 청년 종두와 장애를 가진 여성 한공주의 '이해받지 못할' 사랑을 이야기하며 소외된 계층의 사랑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
리뷰를 작성하고 있는 시네지기에게는 이 영화가 사실적이기 보다는 판타지 영화로 더 다가오기도 하네요. 영화 중간중간 보여지는 환상 장면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불가능할, 그리고 어쩌면 아무도 동감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이들의 사랑이야말로 안타깝지만, 판타지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의 오프닝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어느 방에 걸려있는 오아시스를 수놓은 카펫과 그 위에 드리운 그림자.
평화로운 오아시스를 방해하듯 흔들리는 나뭇가지의 그림자는 조금의 시간이 지나자, 날이 밝으며 빛 속으로 사라집니다.
그리고 그 빛 너머에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종두 입니다.
오로지 오아시스를 수놓은 카펫만을 보여주는 오프닝이지만, 개인적으로는 one-scene one-cut의 이 장면이야말로 영화 전체를 한방에 설명하는 매우 함축적인 오프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의 내용은 앞서 간단히 설명을 했으니 간단히 인물 설명을 할까요?
아마 두 주인공의 설명만으로 이 영화에 대한 설명은 끝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인물설정이 현실적이면서도 강렬합니다.
종두는 이제 막 출소한 전과자. 한겨울에 반팔 차림으로 집을 찾아가지만, 집 주인이 바뀌어있습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만난 가족들은 아무도 환영하지 않죠.
이러한 인물이 그 오프닝 시퀀스의 빛 너머에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그 오아시스를 바라보고있는 한공주.
공주는 온몸이 뒤틀려있는, 중증 장애인입니다. 하나뿐인 가족, 오빠네 식구들은 공주의 장애를 이용해 아파트를 얻고도 공주만은 낡고 허름한 집에 홀로 두고 이사를 가 버리죠.
외로운 공주는 늘 상상 속에서 삽니다.
특히, 영화의 초반, 공주가 손거울로 햇빛을 반사시키며 노는 장면을 비롯하여
영화 속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공주의 상상들은
영화라는 미디어가 어째서 존재하는가, 다큐멘터리와 어떻게 차별성을 갖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영화는 왜 존재하는가.
이렇다할 음악도 없이, 오로지 현실을 보여주는 듯한 이 영화는 공주의 손거울 장난으로 이 영화의 특징을 규정합니다. 거울에 반사된 빛이 푸드덕거리는 한마리 비둘기로 변화하는 순간, 공주라는 캐릭터의 외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 비현실적이었던 그녀의 상상에 현실의 인물인 종두가 들어오며 현실과 상상은 혼재하게 됩니다. 종두가 그녀의 판타지를 현실화 시켜주는 인물이 되고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카메라는 사건을 보여주는 제3의 눈으로 존재하지만, 촬영기법과 편집을 통해 누군가의 시점이 되기도 합니다. 흔히 '영화적 상상력'이라 불리우는 이러한 기법들은 단순한 사건의 나열, 네러티브의 흐름을 넘어 시간의 변주와 시점의 변주, 그리고 사건의 다각화와 인물의 감정과 상태에 대한 심도있는 표현으로 관객들로 하여금 이야기에 더욱 몰입하게하는 힘을 실어주게 됩니다.
오아시스에서는 공주의 시점에서 그려지는 상상 씬들은 어쩌면 대사와 상황으로 '설명'해야했을 그녀의 외로움을 단박에 '보여주고' 또 그녀의 외로운 상상이 어떻게 현실과 어우러지는가 변화하는 과정들을 가시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영화적 상상력과 영화적 표현을 통해 관객들은 아무도 이해할 수 없고, 오해하기 쉽상인 둘의 관계를 그들의 시점으로 이해하고 동조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그녀의 상상과 상반되는 주변 인물의 현실적인 묘사가 그들만의 오아시스를 더욱 대조적으로 보여주는 효과도 보입니다.

어떤 관객이 자기가 관람한 영화에 대해 설명할 때는 대체로 '줄거리'를 설명합니다.
영화는 이야기의 전달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가 어째서 소설도, 만화도, 연극도 아닌 영화로 전달되어야 하는가. 이는 영화를 풀어감에 있어서 창작자로써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됩니다.
<오아시스>는 그러한 영화적 표현 기법에 대해 세련되게 보여주는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시네스쿨이 추천하는 네번째 영화, <오아시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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