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세계를 아우르는 가장 큰 이슈는 바로 취업 문제겠죠.
오늘은 기업의 노동인력 감축, 실직에 대한 문제를 정면으로 파고든 영화를 소개합니다.
지극히 일상적이고 현실적으로 사회 이슈를 파고드는 형제 감독, 장 피에르 다르덴과 뤽 다르덴 감독의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입니다.

감독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출연 마리옹 꼬띠아르 외
영화의 줄거리는 매우 간단합니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주인공 산드라가 어느날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게 됩니다.
회사는 인원 감축이 필요했던 회사는 직원들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그녀와 계속 일 할 것인가, 그녀를 해고하고 보너스로 1000유로를 받을 것인가.
16명의 직원 중 겨우 두명만이 그녀와 계속 일하는 쪽에 투표했고, 나머지는 모두 보너스를 택했습니다. 그렇게 해고가 결정되었던 것이죠. 그리고 영화는 바로 여기서 부터 시작됩니다.
산드라의 절친한 동료는 작업반장이 직원들에게 잘못된 정보로 압력을 넣었다는 사실을 사장에게 어필하고 사장은 주말이 지난 월요일 아침 재투표를 허락해줍니다.
그리고 산드라는 주말동안 직원들을 일일이 만나러 다니며, 재투표에서 자신에게 투표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고 다닙니다.

영화의 내용은 이게 전부입니다.
다르덴 감독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매우 사실적입니다. 산드라의 여정을 함께하는 일행처럼 카메라는 핸드헬드와 긴 호흡의 컷으로 산드라와 그녀가 만나는 동료들의 모습을 담아냅니다.
음악을 비롯하여 영화를 극적으로 보여주게 하는 모든 요소들을 배제하고, 영화의 구성마저도 그저 시간 순서대로, 아무런 기교 없이 인물의 여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출방식은 늘 영화적 화두가 일상에 밀착되어있는 이슈들에 집중하는 감독의 화두를 매우 집중력있게 보여주며 인물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주고 있습니다.

주목할 만한 장면 중 하나는 감독이 자동차 장면을 연출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감독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주인공 산드라는 조수석에 앉습니다.
조수석은 운전에 대한 권한이 없죠. 그저 무기력하게 끌려가는 자리입니다.
매우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산드라는 끊임없이 포기하고 주저앉지만, 그녀의 남편이 자꾸만 조수석에 태우고 동료들에게 데리고 갑니다. 상황에 떠밀려진 존재인 것입니다.
그렇게 떠밀려져서 만난 동료들은 저마다의 사연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월급이 모자라 몰래 다른 일을 할 정도로 그 보너스가 절실하고, 누군가는 친구를 위해 기꺼이 포기합니다.
감독은 그녀의 편이 되어주는 사람은 하나의 배경으로 연결시키고, 거절하는 동료들은 건물의 모퉁이를 이용해 산드라와 그 사람의 공간을 구분 짓는 미장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지처럼 보일까봐 걱정돼"라고 말하는 산드라의 대사처럼,
그녀에게 투표하는 것을 거절하더라도 영화는 산드라가 감정적으로 사정하게 만들지 않습니다. 그저 '의사를 묻기 위해 왔다'는 대사에 충실하게 , 복직이 필요한 주인공의 상황 설명과 함께 처음 투표가 잘못되었음을 설명할 뿐이지요.
그것은 그들이 어쩔수 없는 선택을 했다는 것, 그리고 진짜 잘못은 그렇게 양자택일을 하게 만든 기업과 사회구조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1000유로라는 금액과 재투표라는 설정입니다.
1000유로는 우리 돈으로 약 120만원 정도의 돈으로, 누군가에게는 아쉽지만 포기할 수 있는 금액이면서 누군가에겐 절실한 액수 입니다. 너무 크지도 적지도 않은, 애매한 상황 속에서 사람들에게 판단을 강요하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재투표 전이라는 설정은 그 크지도 적지도 않은, 애매한 돈을 위해 동료를 져버렸다는 첫 투표의 선택을 뒤돌아보는 기회가 된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어떤 동료는 자신의 첫 선택을 후회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누군가는 다시 곤란에 빠뜨린 이 상황에 화를 내기도 하죠.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은 다르덴 감독의 다른 작품들과 같은 맥락으로, 이 영화 역시 사회적 번영과 맞물려 드리워진 그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산드라가 동료들에게 계속 묻는 "내가 일할 수 있도록 보너스를 포기 할 수 있겠어?"라는 질문처럼 영화는 나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불합리한 불이익을 용납할수 있는지 직접적으로 묻고 있습니다.
그리고 산드라의 그 질문은 영화의 마지막, 보너스와 산드라의 복직을 둘 다 약속하는 사장이
계약직 직원의 재계약 대신 산드라를 복직시키겠다며 생색을 내는 장면에서 부메랑 처럼 돌아옵니다. 산드라는 부당하다 이야기하며 거절하고 회사를 떠나죠.
결국 산드라는 복직에 실패합니다. 투표에서도 딱 절반의 표만 얻으며 실패했고,
사장의 제안도 거절했습니다.
하지만 툭하며 울기만 하고, 조수석에 앉아 끌려왔던 산드라는 울지 않고
"우리 잘 싸웠지?"하며 미소를 짓습니다.

아마 이러한 결말을 장식한 것은 감독들이 매우 현실적이고 덤덤하게 산드라의 여정을 함께하면서 동료들의 응원과 함께 산드라가 혼자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은 시의성 있는 소재를 리얼하게 담아낸 다르덴 형제 감독의 영화를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시네스쿨이 추천하는 열 아홉번째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이었습니다.
영화전문입시학원 <시네스쿨>
홈페이지: www.ycineschool.com
수강문의 : 02)336-7793